눈 (雪) !
눈은 신비로우며 땅 위에 내려서도
단념하고 땅에 어울리지 못하는 물질이라고 한다.
풍경을 덮어버리는 그 유달리 흰빛이 밉살스럽고
차가워 생명을 거부하면서 눈이 생명을 보호해주니 말이다.
그리고 생명은 눈을 녹이고서야 살아날 수 있다는 것에서 신비롭다.
그래서 일상의 조그마한 기적인 것이다.
내리는 눈송이를 보면서 생각해 본다.
순수한 백설,때뭇지 않는 눈송이가 날리는 것을 볼 때
자연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 뜻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
주신분의 뜻을 잊지 않으려고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.
들판 위에 길 위에
가볍웁게 고요히
서로 엉켜 눈이 춤 추며 내려 온다
끝없는 저 하늘에
흰옷을 펴고 즐거운 듯 춤추며
내려오다 이윽고 피로해 땅 위에 쉰다
한 빛의 각가지 모습하고
지붕이며 굴 뚝
이정표며 뜰위에 잠잔다
지금에사 사방엔 소리 하나 없고
세계는 다 같이 깊은 망각 속에
갇히어 고요로 떨어진다
허나 넓고 막막한 고요 속에
마음 만은 되살아나
사라진 사랑을 생각한다
(네그리/ 눈)
댓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