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 뭇 잎 !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
나는 하나의 공간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
조그만 이파리 위에 우주의 숨결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.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나는 왜 내가 혼자인가를 알았다.
푸른 나무와 무성한 저 숲이 실은 하나의 이파리라는 것을 ...
제각기 돌았다 홀로 져야 하는 하나의 나뭇잎.
한잎 한잎이 동떨어져 살고 있는 고독의 자리임을 나는 알았다.
그리고 그 잎과 잎 사이를 영원한 세월과 무한한 공간이 가로 막고 있음을,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
나는 왜 살고 있는가를 알고 싶었다.
왜 이처럼 살고 싶은가를,
왜 사랑해야 하며 왜 싸워야 하는가를 나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.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들엇다.
다시 대지를 향해서 나뭇잎이 떨어져야 한다
우주의 공간이 흔들린다.
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인력이 나뭇잎을 유혹한다.
언어가 아니라 나뭇잎은 이 땅의 리듬에서 눈을 떠고 눈을 감는다.
별들의 운행과 나뭇잎의 파동은 같은 질서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.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리 때.
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리 때 우리들의 마음도 흔들린다.
온 우주의 공간이 흔들린다
(이의령/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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